베르스타펜, 오스트리아 1랩 만에 '리타이어'...

"고의는 없다.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
올 시즌 내내 선두권을 추격해 온 막스 베르스타펜(레드불)이 오스트리아 그랑프리 결승에서 단 한 바퀴도 채우지 못하고 리타이어 했다. 스타트 직후 3번 코너로 진입하던 순간, 키미 안토넬리(메르세데스)가 리어 휠이 잠기며 미끄러졌고 두 대는 그대로 얽혀 코스를 벗어났다. 팀 이름이 적힌 홈 그랑프리에서 무득점으로 끝난 것은 레드불과 베르스타펜 모두에게 충격이었다.
베르스타펜의 주말은 예선부터 수월하지 않았다. 최종 어택 랩에서 피에르 가슬리(알핀)가 스핀하며 노란 깃발이 발령됐고, 베르스타펜은 기록 단축 기회를 잃은 채 P7에 머물렀다. 그는 "노란 깃발만 아니었다면 더 앞에서 출발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안토넬리는 첫 랩 혼전 속에서 리어 브레이크를 잠그며 차가 미끄러졌고, 앞서 있던 리암 로슨(레이싱불스)을 피하려다 결국 베르스타펜과 충돌했다. 사고 직후 안토넬리는 베르스타펜의 레드불 호스피털리티를 찾아 직접 사과했고, FIA는 그에게 영국 GP 3 그리드 강등 징계를 내렸다.
베르스타펜은 "누구도 고의로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 이번 주말은 전반적으로 '언럭키'했다."며 담담함을 보였다.
이번 DNF는 베르스타펜에게 지난해 호주 이후 15개월 만의 첫 리타이어다. 드라이버 챔피언십 포인트는 155점에 묶였고, 더블 포디엄을 올린 맥라렌(랜도 노리스 201점, 오스카 피아스트리 216점)에게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한편 레드불은 유키 츠노다가 10초 페널티까지 받으며 최하위로 골인, 팀 포인트를 한 점도 추가하지 못했다. 반면 메르세데스는 안토넬리의 사고에도 조지 러셀이 5위로 들어와 팀 손실을 최소화했다.
차기 라운드인 실버스톤에서는 안토넬리의 그리드 강등이 미드필드 전열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베르스타펜 역시 "때론 이런 주말도 있는 법"이라며 재도약을 다짐했다. 그러나 드라이버 타이틀 경쟁이 맥라렌 듀오의 2파전으로 굳어지는 모양새인 만큼, 레드불이 '홈팬의 쓰린 기억'을 지우려면 세밀한 예선 운영과 스타트가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강력한 챔피언십 후보가 뜻하지 않은 트래픽과 첫 랩 리스크에 무너졌을 때, 시즌의 흐름은 순식간에 변한다. 오스트리아는 '운'과 '포지셔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증명했다. 실버스톤에서는 그 운을 되돌릴 전략적 노림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