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경기의 흐름을 뒤바꾸는 검은 예술, 그 이름은 타이어
■ F1 타이어란 무엇인가?
F1에서 타이어는 단순히 주행을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타이어는 경기 전체 전략의 중심에 있는 핵심 변수입니다.
같은 머신이라도 어떤 타이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랩타임은 최대 수 초 차이가 날 수 있고, 교체 타이밍 하나로 순위가 수직 상승하거나 하락할 수도 있죠.
F1 타이어는 이탈리아 브랜드 **피렐리(Pirelli)**가 단독 공급하며, 매 경기의 특성과 노면, 기온 등을 고려해 세 가지 드라이 타이어와 두 가지 레인 타이어를 제공합니다.
■ 드라이 타이어(슬릭): 세 가지 컴파운드
슬릭 타이어는 트레드(홈)가 없는 매끄러운 표면의 타이어로, **건조한 노면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합니다.
컴파운드 | 색상 | 특성 |
하드(Hard, C1 ~ C2) | 흰색 | 가장 단단한 소재. 마모가 적어 장거리 주행에 유리하지만, 초기 그립이 낮고 워밍업이 오래 걸림. 주로 고온 서킷이나 마모가 심한 트랙에 사용. |
미디엄(Medium, C2~C4) | 노란색 | 성능과 내구성의 균형. 대부분의 서킷에서 기본 전략용으로 쓰이며, 상황에 따라 하드/소프트를 보완하는 '중간값'역할. |
소프트(Soft, C3~C5) | 빨간색 | 가장 빠르지만 마모가 빠름. 주로 퀄리파잉, 혹은 레이스 초반 공격용으로 사용. 몇 바퀴 만에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기 때문에 관리가 매우 중요. |
> ✅ 예시: 2025 일본 GP에서 사용된 타이어는 C1(H), C2(M), C3(S)
**참고**
F1의 C1~C5 컴파운드는 절대적 등급이며,
이 중 어떤 3개를 "Hard-Medium-Soft"로 지정할지는
FIA가 레이스마다 결정합니다.
■ 웨트 타이어: 비와 싸우는 무기
F1에서 비가 오면 드라이 타이어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대신 트레드가 있는 두 가지 ‘레인 타이어’가 등장합니다.
컴파운드 | 색상 | 특성 |
인터미디어(Intermediate) | 초록색 | 비가 오고 있는 중간 단계에서 사용. 물막이 성능과 슬릭에 가까운 퍼포먼스의 균형. 트랙이 완전히 젖지 않았거나, 물이 천천히 마르고 있을 때 유리. |
풀 웻(Full Wet) | 파란색 | 트랙에 고인 물이 많고 강우량이 클 때 사용. 가장 깊은 트레드를 가지며, 물을 빠르게 밀어내는 능력 우수. 하지만 슬로우하고 빠른 마모 발생. |
> ✅ 예시: 2022 싱가포르 GP, 풀 웻 → 인터 → 슬릭으로 바뀌는 ‘3단계 타이어 체인지’ 전략이 승패 갈림을 만든 대표 사례.
■ 타이어 전략, 왜 중요할까?
F1 경기에서 타이어는 **‘시간’과 ‘페이스’의 직접적인 교환 수단**입니다.
- 빠른 타이어(소프트)를 쓰면 랩타임은 단축되지만, 더 자주 교체해야 함
- 느린 타이어(하드)를 쓰면 오래 달릴 수 있지만, 상대에게 쉽게 추월당할 수 있음
이러한 상황에서 팀은 다양한 전략을 선택합니다:
▪ 언더컷(Undercut)
→ 뒤따르는 드라이버가 먼저 피트인하여 신선한 타이어로 빠른 랩타임을 내 상대보다 먼저 앞에 나오는 전략
→ 성공 조건: 상대보다 랩당 1초 이상 빠른 페이스 유지 + 클린 에어 확보
▪ 오버컷(Overcut)
→ 앞선 드라이버가 타이어를 오래 버티며 후반에 신선한 타이어로 반격
→ 성공 조건: 오래된 타이어로도 꾸준한 랩타임 유지 + 트래픽
▪ 1스톱 vs 2스톱 전략
→ 소프트-하드, 하드-미디엄 등 타이어 조합으로 피트 횟수를 줄이거나, 공격적으로 2~3스톱으로 스피드를 극대화할지 선택
> ✅ 예시: 2023 스페인 GP에서 페르스타펜은 하드로 1스톱 전략 성공, 해밀턴은 미디엄-미디엄-소프트 2스톱으로 추월 실패
■ 타이어 마모와 관리
타이어는 ‘열’과 ‘노면’의 영향을 받아 점점 닳아가며, 성능도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마모 현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그레이닝(Graining)**: 타이어 표면에 고무 알갱이가 뭉쳐 붙음 → 접지력 급감
- **블리스터링(Blistering)**: 내부 열로 인해 표면이 부풀어오름 → 타이어 손상
드라이버는 마모를 느끼면 주행 스타일을 조정하여 페이스를 희생하면서도 타이어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를 “타이어 매니지먼트(Tyre Management)”라고 하며, 현재 F1에서는 가장 중요한 드라이버 기술 중 하나로 간주됩니다.
> ✅ 피아스트리, 안토넬리, 페르스타펜 등은 타이어 매니지먼트가 뛰어난 드라이버로 평가됩니다.
■ 팀별 타이어 전략 특징 (2025 시즌 기준)
- **레드불**: 롱런 중심, 타이어 마모 적은 셋업. 대부분 레이스 후반 강세
- **맥라렌**: 퀄리파잉 중심 세팅. 소프트 타이어 최적 활용, 그러나 마모에 예민
- **페라리**: 급격한 타이어 드롭(성능 저하) 문제 빈번. 2스톱 전략 선호
- **메르세데스**: 롱 스틴트에 강점. 하드 타이어 주력 활용
■ 타이어는 운명을 바꾼다
F1 역사에는 타이어 한 번의 선택이 우승과 탈락을 가른 순간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 **2021 터키 GP** – 해밀턴, 인터 타이어 교체 거부 후 순위 추락
- **2023 모나코 GP** – 오컨, 인터→슬릭 타이밍 적중으로 생애 첫 포디움
- **2025 일본 GP** – 피트스톱 순간 막스 vs 노리스 → 소프트 타이어 활용 차이로 막스 우승
■ 마무리: 타이어는 가장 과학적인 예술이다
1mm 두께의 고무, 3가지 종류의 조합, 단 한 번의 타이밍. 그 안에서 승부는 갈리고, 영웅은 만들어집니다.
F1 타이어는 단순한 부품이 아닌, 전략, 감각, 기술, 판단이 응축된 예술의 결정체입니다.
다음 경기에서 드라이버의 속도만큼이나, 무슨 타이어를 언제 넣었는지를 꼭 함께 주목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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