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쳤다, 바쁘게 사는거.
바쁘게 사는 건, 이제 그만하고 싶었다.정확히 말하면 '바쁘게만' 사는 건, 이제 지쳤다. 일이든 인간관계든, 해야 할 일은 끝도 없고그 끝에서 나 자신은 언제나 "다음에"로 미뤄졌다."나중에 시간 나면", "좀 여유 생기면", "이 일만 끝나면"그렇게 미뤄온 것들이 쌓이고 쌓여,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나, 나한테 해준 게 뭐지?" 그러다 우연히 본 리스트 하나.별것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하게 자꾸 눈이 가는 일들. 산 정상에서 일출 보기어릴 적 좋아했던 책 다시 보기서점에서 책에 빠져보기좋아하는 음식 해먹기미래의 나에게 편지 쓰기........ 하나같이 소소하다. 돈도 많이 안 들고, 거창하지도 않다.그런데 묘하게 설렌다.마치 "내가 나로 사는 일"을 다시 배우는 기분. 그래서 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