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시즌 유럽 무대로의 복귀를 알린 이몰라에서의 에밀리아 로마냐 그랑프리는, 전통 깊은 서킷이 다시금 드라이버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막스 베르스타펜은 또 한 번 이탈리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레드불의 400번째 레이스를 우승으로 장식했고, 반면 누군가는 이탈리아의 햇살 아래에서 끝없는 그림자에 같혔다. F1 전문 기자 로렌스 바레토의 시선을 빌려, 이몰라에서 웃은 이들과 울며 떠난 이들을 살펴본다.
■ Winner: 막스 베르스타펜 – 우승과 함께 부활한 챔피언의 페이스
연습 주말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하던 막스 베르스타펜은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폴을 차지한 오스카 피아스트리를 타임브렐로 시케인에서 정교하게 제쳐내며 보여준 오버테이크는 그 자체로 이번 GP의 하이라이트였고, 이후 그는 모든 타이어 스틴트에서 강력한 레이스 페이스를 유지하며 리드를 지켜냈다.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통산 65승. 무엇보다 현재까지 7번의 그랑프리 중 4회 포디움을 기록하며, 챔피언십 리더 피아스트리와의 격차를 단 22포인트로 좁혔다. 그의 이몰라 연승 행진은 이제 4회째다.
■ Loser: 오스카 피아스트리 – 화려한 예선, 아쉬운 결과
이번 시즌 3번째 폴 포지션. 오스카 피아스트리는 퀄리파잉에서 막강한 단일랩 능력을 과시했지만, 정작 레이스에서는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했다. 스타트에서 베르스타펜에게 자리를 내준 것이 시작이었고, 이른 피트인 전략은 기대한 효과를 주지 못했다. 후반부에는 팀 동료 랜도 노리스에게도 밀리며 3위로 레이스를 마감했다. 챔피언십 리더 자리는 유지했지만, 격차는 13포인트로 줄어들었다.
■ Winner: 랜도 노리스 – 팀 동료를 넘은 날
퀄리파잉 결과에 실망했던 랜도 노리스는 레이스에서 이를 완벽히 보완했다. 스타트에서 페이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그는, 타이어 전략의 도움과 침착한 드라이빙으로 팀 동료 피아스트리를 추월해 2위를 차지했다. 일본 이후 첫 팀 메이트 상위 피니시였으며, 이몰라에서 4년 연속 포디움이라는 진기록도 이어갔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그는 꾸준한 위협으로 자리잡았다.
■ Loser: 조지 러셀 – 출발은 좋았지만
올해 퀄리파잉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는 조지 러셀은 또 한 번 3위 그리드를 차지하며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레이스 초반 피아스트리에게 막히며 페이스를 잃었고, 이후 메르세데스의 전반적인 속도 부족도 발목을 잡았다. 최종적으로는 7위를 지켜내며 모든 GP에서 포인트를 따내는 기록을 이어갔지만, ‘이보다 나았어야 했다’는 인상이 짙다.
■ Winner: 루이스 해밀턴 – 첫 이탈리아 홈 레이스에서의 반등
페라리 드라이버로서 이탈리아에서 치른 첫 레이스. 해밀턴은 12위 그리드에서 출발해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팀 메이트 샤를 르클레르를 시즌 최초로 앞선 결과이기도 하다. 경기 후 해밀턴은 "이제야 차와의 시너지가 생겼다"고 말했는데, 이는 그가 팀 적응을 넘어 페라리에서 자신의 레거시를 다시 시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Loser: 키미 안토넬리 – 홈 GP, 씁쓸한 데뷔
이탈리아 출신의 키미 안토넬리는 기대 속에 첫 홈 레이스에 나섰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데뷔전이었던 호주 이후 처음으로 Q3 진출에 실패했고, 레이스에서도 점차 순위를 끌어올리던 중 스로틀 문제로 리타이어하고 말았다. 관중의 열광을 등에 업고 달렸지만, 끝은 씁쓸했다.
■ Winner: 윌리엄스 – 중위권 다크호스로 부상
윌리엄스는 지금 분명 무언가 잘하고 있다. 알렉스 알본은 7위에서 출발해 5위로 피니시하며 또다시 팀의 기대를 넘어섰고, 카를로스 사인츠는 예선에서 알본을 앞서며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전략 미스가 아니었다면 더 좋은 결과도 가능했을 것이다. 세 레이스 연속 더블 포인트. 지금의 윌리엄스는 단순한 깜짝 팀이 아니다.
■ Loser: 애스턴 마틴 – 찬스는 있었으나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들고 이몰라에 등장한 애스턴 마틴은 퀄리파잉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페르난도 알론소가 5위, 랜스 스트롤이 8위. 하지만 레이스에서는 기대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했다. 버추얼 세이프티카를 활용하지 못했고, 원스탑 전략도 결과적으로 손해였다. 알론소는 시즌 세 번째 11위로 또 한 번 포인트권을 눈앞에서 놓쳤다.
■ Winner: 아이작 하자르 – 루키 이상의 루키
이번 시즌 데뷔한 아이작 하자르는 다시 한 번 포인트를 챙기며 F1에 빠르게 적응해나가고 있음을 증명했다. 출발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지만, 이후의 주행은 노련했고, 일시적으로 7위까지 올라선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세이프티카로 인해 순위를 다소 잃었지만, 9위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 Loser: 킥 자우버 – 600번째 레이스, 의미만 남다
킥 자우버는 팀의 600번째 레이스라는 상징적인 순간을 맞았지만, 실질적인 결과는 없었다. 니코 훌켄버그가 12위로 체면을 세웠고, 가브리엘 보톨레토는 Q2에 진출했지만 최종 순위는 미미했다. 여섯 경기 연속 무포인트. 전통 있는 팀의 무게가 이제는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 마치며
이몰라는 늘 그렇듯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닌, 전략과 집중력, 그리고 심리전의 무대였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부활했고, 누군가는 다시금 방향을 잃었다. 시즌은 아직 초반.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이 희비극은 향후 챔피언십의 흐름을 바꿀 분수령이 될지도 모른다. 이제 시선은 모나코로 향한다. 거리도 가깝고, 전투는 더 치열해질 것이다.
■ 참고
F1 FEATURE - 5 Winners and 5 Losers from Emilia-Romagna – Who impressed at Im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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