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F1 시즌 여섯 번째 라운드인 마이애미 그랑프리는 습하고 뜨거운 플로리다의 날씨만큼이나 뜨거운 경쟁과 반전의 연속이었다. 특히 2025년 세 번 예정된 미국 무대 중 첫 번째 경기였던 이번 라운드에서는 시즌의 흐름을 가늠하게 할 수 있는 흥미로운 결과들이 도출됐다. 로렌스 바레토는 이번 마이애미 대회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다섯 명의 '승자'와 실망을 남긴 다섯 명의 '패자'를 꼽았다.
■ Winner 1 : 오스카 피아스트리
오스카 피아스트리는 '이기면 댄스를 추겠다'는 농담 섞인 내기에서 춤은 망쳤지만, 트랙 위에서는 완벽 그 자체였다. 스프린트에서는 팀 동료 노리스가 세이프티 카 타이밍의 수혜를 입으며 승리를 가져갔지만, 본경기에서는 모든 조건이 피아스트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스타트 직후 노리스와 베르스타펜이 턴 1에서 치열하게 맞붙는 틈을 타 안토넬리와 함게 상위권으로 진입했고, 곧바로 메르세데스를 제치고 베르스타펜을 압박 한 끝에 리드를 가져갔다. 이후 그는 압도적인 속도로 선두를 지켰고, 시즌 4승째이자 통산 6번째 우승, 그리고 3연승을 달성하며 드라이버 챔피언십 선두를 확고히 했다. 현재 32경기 연속 포인트 획득 중이며 이는 F1 역사상 네 번째로 긴 역속 기록이다.
■ Loser 1 : 랜도 노리스
피아스트리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페이스를 보여줬지만, 노리스는 본경기에서 초반 충돌로 인해 주도권을 놓쳤다. 그는 스프린트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본경기에서는 2번 그리드에서 출발했지만, 1랩 두 번째 코너에서 베르스타펜과의 밀고 당기기에 밀려 6위까지 하락했다. 이후 빠르게 추격하여 2위로 복귀했지만, 피아스트리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근 시뮬레이터에서의 노력으로 차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었던 만큼, 본인의 페이스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았다.
■ Winner 2 : 조지 러셀
자신감 부족과 함께 위장 문제까지 겪었지만, 러셀은 역대급 레이스 매니지먼트로 팀에 큰 선물을 안겼다. 경기 후반 15랩을 복통 속에 견뎌내며 3위를 지켜냈고, 이는 올 시즌 여섯 번의 레이스 중 네 번째 포디움이자 작년 시즌 전체와 동일한 횟수이다. 또한, 이는 메르세데스가 마이애미에서 기록한 첫 포디움이기도 하다. 드라이버 순위에서는 4위로 자리잡으며, 베르스타펜과의 격차를 6포인트 차로 좁혔다.
■ Loser 2 : 막스 베르스타펜
딸 릴리의 출생이라는 개인적인 경사를 안고 마이애미에 도착한 베르스타펜에게 트랙 위는 결코 따뜻하지 않았다. 스프린트에서는 4위로 마무리했지만, 피트레인에서의 '언세이프 릴리즈'로 인해 10초 패널티를 받고 노포인트로 경기를 마쳤다. 본경기에서는 폴포지션을 차지하며 초반 리드를 지켰지만, 피아스트리와 노리스에게 순위를 내주었고, 버추얼 세이프티카(VSC) 상황에서 타이밍 좋게 피트인한 러셀에게도 추월당해 4위로 마감했다. 마이애미에서 첫 포디움 미달, 그리고 올 시즌 여섯 경기 중 세 번째 무포디움 경기로 시즌 초반부터 위기감이 드리워지고 있다.
■ Winner 3 : 윌리엄스
불과 1년 전만 해도 후미권에 머물렀던 팀이 올해는 중위권 경쟁의 중심에 섰다. 알본은 스프린트에서 4위를 기록했지만, 페널티로 포인트를 잃었다. 그러나 본경기에서 다시 한번 인상적인 페이스로 5위를 차지하며 시즌 개막전과 동일한 최고 성적을 재현했다. 알본과 접촉하며 피해를 입은 사인츠는 9위에 머물렀고, 이로 인해 윌리엄스는 2경기 연속 더블 포인트를 기록하며 컨스트럭터 순위 5위 싸움에서 하스를 17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 Loser 3 : 페라리
올 시즌 내내 들쭉날쭉한 페라리는 마이애미에서 뼈아픈 결과를 마주했다. 상위권 팀 중 가장 경쟁력이 떨어졌고, 윌리엄스의 알본에게도 뒤쳐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르클레르는 7위에 그쳤고 이는 시즌 개막전 이후 가장 낮은 성적이었다. 시즌을 앞두고 다소 보수적으로 세팅을 가져갔던 것이 문제였는지, 경기 전반에 걸쳐 마땅한 반등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 Winner 4 : 키미 안토넬리
이탈리아 출신 루키 키미 안토넬리는 이번 마이애미에서 진정한 가능성을 입증해냈다. 스프린트에서 폴포지션을 차지하며 F1 역사상 최연소 폴 시터가 되었고, 이는 세바스찬 베텔의 기록을 2년 반 가량 앞당긴 것이었다. 스프린트에서 여러 변수를 겪으며 포인트권 바깥으로 밀려났지만, 패널티로 다시 7위가 되며 2포인트를 추가했고, 본경기에서는 3번 그리드에서 출발해 6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아직 첫 포디움은 없지만, 신인으로서의 안정감은 눈부실 정도다.
■ Loser 4 : 에스턴 마틴
스프린트에서는 알론소가 탑 10에 진입하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본경기에서는 사실상 완전히 무너졌다. 랜스 스트롤은 스프린트에서 팀의 1년 반만의 첫 스프린트 포인트를 따냈지만, 본경기에서는 두 드라이버 모두 1랩 뒤쳐진 15위, 16위로 피니시했다. 심지어 앞차와의 격차도 20초 이상 벌어지며, 하위권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 Winner 5 : LEGO 자동차
올 시즌 마이애미 드라이버 퍼레이드는 유쾌한 이변이 연출됐다. 전통적인 트럭 대신, 선수들이 직접 운전하는 40만 개의 블록으로 만들어진 '조립식 LEGO 자동차'로 트랙을 돌았다. 최고 속도는 20km/h에 불과했지만, 드라이버 간의 유쾌한 추월과 충돌 장면들이 펼쳐지며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단순한 쇼를 넘어, F1의 유연한 엔터테인먼트적 접근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 Loser 5 : 리암 로슨
스프린트에서 14번 그리드에서 출발해 7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였지만, 알론소와의 충돌로 인해 페널티를 받고 무득점에 그쳤다. 본경기에서는 시작 1분 만에 발생한 충돌로 차량에 큰 손상을 입고 끝내 리타이어했다. 시즌 여섯 경기 동안 단 한 포인트도 챙기지 못한 로슨은 이제 서서히 입지에 대한 압박을 느껴야 할 시점이다.
마이애미는 시즌 초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결정적인 무대였다. 강자와 약자의 구분이 더 선명해졌고, 신예와 중위권 팀들의 약진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남은 미국 라운드들에서 어떤 반전이 펼쳐질지, 이제 F1은 더 치열한 국면으로 접어든다.
■ 참고
F1 FEATURE [5 Winners and 5 Losers from Miami - Who excelled in the Sunshine S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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