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질 수 있다는 믿음 - 마음이 다시 숨 쉬기 시작한 이야기.
[심리상담센터을 받았던 지난날의 기록]
"이번 주 수요일에 가능한 시간 있으면 언제든 괜찮습니다."
"오후 2시가 좋을 것 같은데 괜찮으세요?"
"네.. 오후 2시로 해주세요."
짧고 간단한 대화였지만, 그건 내가 내 마음을 위해 내디딘 첫 걸음이었다.
요즘의 나는, 의욕이 사라지고, 자꾸만 불안했고, 혼자라는 느낌이 들었고, 사소한 일에도 화가 치밀었다. 잠들기도 힘들었고, 일에도 집중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그런 나 자신이 점점 싫어지고 있었다. '왜 이렇게 된 걸까?', '어떻게 해야 좋아질 수 있을까?' 답을 찾으려 애썼지만, 생각할수록 더 힘들어졌다. 무언가 자꾸 안으로만 파고들고, 그 스트레스는 결국 내가 가장 아끼는 사람들에게도 번지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 상황을 넘기기 어렵다는 것을.
그래서 도움을 받기로 했다.
그렇게 집 근처 심리상담센터에 연락을 했다.
상담을 받는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건 마음이 내미는 구조 요청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
처음 상담실 문을 열던 날, 내 안은 무력감과 우울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일어나지 않을 일을 미리 걱정했고, 한 가지 생각이 또 다른 생각을 물고 늘어지며 나를 삼켰다. '이런 생각을 나만 하는 걸까?', '나는 왜 이럴까?', '나는 정상이 아닌걸까?' 나는 자꾸만 나를 자책했다. 그리고 그런 나 자신이 싫었다.하지만 상담을 통해 알게 됐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다는 것을. 사람들은 겉으로는 괜찮은 척 살아가지만, 그 안에는 각자의 고통과 고민이 있다는 것.
생각이 많은 것도, 앞날을 걱정하는 것도, 감정의 굴곡에 흔들리는 것도, 모두 내게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상담사 선생님은 매번 진심으로 내 이야기를 들어주셨다. 내 말을 끊지 않았고, 판단하지도 않았다. 그저 “그랬군요”, “많이 힘드셨겠어요” 그 짧은 말들이 내 마음을 다독였다. 자연스럽게 해결의 실마리를 함께 찾아갔고, 때로는 내가 스스로 해답을 발견할 수 있도록 천천히 안내해주셨다. 친한 친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말들을 나는 그 시간 속에서 털어놓을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완전히 믿고 내 마음을 맡길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큰 위로가 되었다.
마지막 상담까지는 3개월이 걸렸다. 그리고 그 마지막 날, 상담실을 나서던 내 발걸음은 이상하리만큼 가벼웠다. 내 마음도, 그렇게 가벼워져 있었다. 내 주변 상황이 바뀐 건 아니었다. 여전히 똑같은 일상이었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내 마음이 달라져 있었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상황’이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부정으로 얼룩졌던 마음을 긍정의 언어로 덧칠하고, 그 어떤 감정도 자연스러운 것이라 받아들이게 되면서 무기력함과 우울함은 조금씩 물러났다.
이제는 안다.
그 감정들이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두렵지 않다.
그 또한 지나가는 한때이며, 다시 상담실 문을 두드리면 된다는 걸 아니까.
이제는 나를 돌보는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까.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마음이 아플 때도, 그 마음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혹시 지금 상담을 고민하고 있다면, 주변의 시선은 잠시 내려놓자.
남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생각해보자.
마음이 아프다는 걸 숨기지 말고,
그 아픔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주저하지 말고 손을 내밀어보자.
내 마음을 이해해줄 누군가는 분명히 있다.
그리고 분명히,
괜찮아질 수 있다.
누구나 자기만의 리듬으로 흔들린다.
괜찮지 않은 순간에도, 괜찮아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우리는 충분히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나부터 그렇게 해냈고, 지금도 해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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