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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F1 2025

[2025 F1 사우디 GP] 빛과 그림자 : 5명의 위너와 루저

사우디의 빛과 그림자 : 2025 F1 사우디 아라비아 GP, 5명의 위너와 루저

사막의 별빛 아래 펼쳐진 제다 스트리트 서킷에서, 2025 시즌 첫 번째 트리플헤더와 마지막 경기가 마무리됐다. 극적인 스타트와 뜻밖의 패널티, 차가운 냉정 속에서의 복귀와 여전한 혼돈까지. 사우디에서 가장 밝게 빛난 드라이버와, 어둠 속에서 답을 찾지 못한 이들을 갈라보았다.


■ Winner 1 : 오스카 피아스트리 - 차분하게 완성한 첫 챔피언십 리더

예선이 끝났을 때, 오스카 피아스트리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맴돌았다. 맥라렌은 FP2와 FP3 모두 1-2를 차지하며 최상위권 속도를 과시했지만, 그는 폴 포지션을 놓치고 2번 그리드에 섰다. 하지만 일요일 밤, 스타트 시그널과 동시에 그는 그 누구보다 명확한 목적을 향해 나아갔다. "스타트가 우승을 가져다줬어요." 피아스트리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1번 코너에서 베르스타펜과 나란히 들어간 그는, 레드불 드라이버가 트랙을 벗어나는 장면을 이끌어냈다. 그 대가는 5초 패널티. 베르스타펜이 그 순간 얼마나 절박했는지를 반증하는 장면이었다. 피아스트리는 이후 압박 없이 레이스를 컨트롤하며 시즌 세 번째 우승, 그리고 생애 첫 드라이버 챔피언십 리더 자리에 올랐다. 이제 그는 '가능성 있는 신예'가 아닌, '타이틀 경쟁자'로서 완전히 다른 무게감을 갖는다.

 

 Loser 1 : 랜도 노리스 - 화려한 복귀에도 남은 아쉬움

Q3의 충돌, 노리스에게 있어 제다 주말의 시작은 명백한 실수였다. 10번의 그리드에서 시작한 그는 분명 전투적인 레이스를 펼쳤고, 하드 타이어로 롱스틴트를 택해 여러 대를 추월하며 4위까지 복귀하는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그건 우승 경쟁이 아닌, 데미지 컨트롤이었다.

팀 동료 오스카 피아스트리에게 챔피언십 리더 자리를 내주며 10점 차로 밀려났고, 작년 첫 우승을 거뒀던 마이애미에서 반등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기세로만 보면 여전히 빠르지만, 매 레이스에서 실수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그에게 결코 가볍지 않은 경고다.


 Winner 2 : 샤를 르클레르 - 조용히, 그리고 완벽하게 만들어낸 포디움

이번 시즌 르클레르의 가장 인상적인 주행이었다. 새 팀메이트 루이스 해밀턴을 또 한 번 예선에서 눌렀고, 출발 직후 중위권 혼전 속에서도 침착하게 레이스를 풀어나갔다. 특히 미디엄 타이어로 첫 스틴트를 길게 끌고 가며, 이후 스프린트하듯 추월을 시도한 전략은 절묘했다.

결국 3위를 차지하며 팀에게 올 시즌 첫 번째 포디움을 선물했다. 아직 페라리는 선두권과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그 속에서도 르클레르는 자신이 여전히 '포인트 머신'임을 증명했다.

 

 Loser 2 : 루이스 해밀턴 - 차와의 전쟁, 스스로와의 전쟁

"그립이 없었어요. 밸런스도 안 맞고, 내가 뭘 해도 차는 반응하지 않았죠.." 해밀턴의 말에는 짙은 피로가 묻어났다. 예선에서 7위를 기록했지만 팀 동료 르클레르에게 0.5초나 뒤졌다. 경기 중 노리스와의 격렬한 배틀은 잠시나마 그에게 활력을 줬지만, 이내 레이스 전체를 돌아보며 그저 체념하듯 고개를 떨궜다.

결승에서 7위, 팀 내 2인자, 해결되지 않는 밸런스 문제. 지금의 해밀턴에게 페라리로의 이적은 '도전'이 아니라 '시험'이다.


 Winner 3 : 윌리엄스 팀 -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믿음

시즌 초반 예상 외의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는 윌리엄스, 이번 제다에서도 두 대 모두 포인트를 따내며 팀 챔피언십 5위로 도약했다. 카를로스 사인츠는 예선에서 시즌 베스트인 6위를 기록했고, 결승에서도 타이어 매니지먼트와 페이스 모두 인상적이었다.

특히 후반부에서 알본을 DRS 범위 안에 머물게 해주며 팀워크로 포인트를 지켰다. 알본 역시 다섯 번의 레이스 중 네 번 포인트를 챙기는 안정감을 보여줬고, 드라이버와 팀 모두 '꾸준함'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Loser 3 : 막스 베르스타펜 - 속도는 있었지만, 승리는 없었다

예썬에서 0.010초 차로 극적인 폴 포지션을 차지한 베르스타펜, 경기 초반 피아스트리와의 접전은 그의 투지를 보여주는 명장면이었다. 하지만 1번 코너에서의 '컷'은 너무 노골적이었고, 그 대가는 우승의 상실로 돌아왔다.

"그냥 그런 거죠(It is what it is)." 베르스타펜의 말은 담담했지만, 그 속에는 분명 아쉬움이 깃들어 있었다. 시즌 두 번째 우승 기회를 날린 그는, 이제 챔피언십에서 피아스트리에게 12점 뒤쳐졌다.


 Winner 4 : 아이작 하자르 - 조용한 반격, 값진 1포인트

예선에서 팀 동료 리암 리슨에게 시즌 처음으로 밀리며 14번 그리드에 선 하자르, 하지만 결승에서는 완전히 달랐다. 침착하게 중위권 흐름을 타며 포인트권 진입에 성공했고, 팀에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제다에서 포인트를 안겼다.

이제 그는 세 겨 ㅇ기 중 두 번 포인트를 따냈고, 프랑스 출신 신인의 존재감을 조용히 넓혀가고 있다.

 

 Loser 4 : 메르세데스 - 기대는 컸지만, 현실은 그대로였다

예선에서는 고무적이었다. 조지 러셀이 3위, 키미 안토넬리가 커리어 최고 성적인 5위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결승에서는 이야기가 달랐다. 맥라렌과 레드불을 따라잡을 페이스가 없었고, 결국 페라리의 르클레르에게도 자리를 내줬다.

러셀과 안토넬리는 각각 5위와 6위로 골인했지만, 팀 내부적으로는 "실망스럽다"는 평이 나올 만큼 위로는 없었다. 지금의 메르세데스는 딱 '5~6위'의 페이스에 갇혀 있다.


 Winner 5 : 페르난도 알론소 - 무득점이지만, 여전히 빛나는 노장

11위. 알론소는 포인트를 따내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인상적인 주행을 펼쳤다. 14번 그리드에서 출발해 세 자리를 끌어올렸고, 여전히 '경쟁력 없는 머신에서 끌어낼 수 있는 한계치'를 넘나드는 모습을 보여줬다.

2025 시즌 들어 아직 포인트는 없지만, 그의 드라이빙은 절대 무기력하지 않았다. 팀메이트 랜스 스트롤이 Q1에서 또 탈락하며 기록을 늘리는 사이, 알론소는 여전히 팀의 기준점을 지키고 있었다.

 

 Loser 5 : 하스 - 높아진 기대치 속에 다시 찾아온 현실

시즌 초반 3연속 포인트를 따내며 '의외의 복병'으로 떠올랐던 하스, 그러나 제다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고속 코너가 많은 서킷 특성상 머신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고, Q3 진출도 실패했다.

결승에서는 분전했지만, 작년 이곳에서 데뷔전을 치르고 포인트를 땄던 올리 베어먼도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13위와 14위로 더블 노 포인트, 팀 챔피언십에서도 윌리엄스에 밀리며 6위로 내려앉았다.


사우디를 떠나며, 일부는 휴식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일부는 지금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길 바란다. F1은 이제 다시 대서양을 건너 마이애미로 향한다. 누구는 도약을 꿈꾸고, 누구는 구름을 걷듯 위태롭다. 확실한 건 하나, 이 시즌은 이제 막 불붙기 시작했다.


본문은 F1 - 5 Winners and 5 Losers from Saudi Arabia – Who leaves Jeddah the happiest and who has work to do?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https://www.formula1.com/en/latest/article/5-winners-and-5-losers-from-saudi-arabia-who-leaves-jeddah-the-happiest-and.5Hkf00yl5OmbjQQiyaymq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