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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1 칼럼] 프레드 바서, 재계약과 함께 그리는 페라리의 2026 청사진
    F1 Note/F1 News 2025. 8. 11. 12:15

    프레드 바서, 재계약과 함께 그리는 페라리의 청사진

    헝가리 부다페스트, 햇빛이 스며드는 페라리 모터홈 옥상에서 프레드 바서 팀 대표는 잠시 발코니에 서서 패독을 내려다본다. 바로 어제, 페라리는 바서와의 계약을 다년 연장하며 2026년 대규모 기술 규정 개편까지 그와 함께 나아가기로 결정했다. 이 발표는 캐나다 그랑프리 즈음 이탈리아 언론에서 제기된 ‘거취 불안설’을 잠재웠다.
    현재 페라리는 팀 순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맥라렌과는 큰 격차가 있지만, 메르세데스와 레드불을 앞서는 성적이다. 지난해 팀은 10여 년 만에 타이틀 경쟁을 시즌 최종전까지 이어갔고, 이는 팀 내부와 티포시 모두의 기대치를 한층 높였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레이싱 팀’의 수장은 승리하지 않는 순간부터 압박에 직면하게 된다. 바서는 “F1에서 승리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고, 페라리에서의 승리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책임과 기대가 무겁다.

    이번 재계약은 단순한 신뢰 표명이 아니다. 불필요한 소문을 잠재우고, 남은 시즌과 2026년 프로젝트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는 발판이다. 바서는 “팀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중요한 결정이었다. 이제 남은 시즌에서 메르세데스, 레드불과 P2를 놓고 싸우면서도 몇 번의 우승을 노릴 것이다. 그리고 2026년 규정 개편은 우리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보며 준비해야 하는 거대한 도전”이라고 강조한다.

     

    ‘시간’과 ‘정렬’이 만드는 경쟁력

    바서는 반복해서 ‘시간’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레드불의 크리스티안 호너, 페라리의 장 토드 역시 팀에 합류하자마자 성과를 내지 않았다. 팀을 재정비하고 인력을 재편하며, 함께 호흡을 맞추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F1에서 민첩성을 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많은 관성이 존재한다. 새 인재를 영입하고, 조직이 하나로 움직이기까지는 수 년이 걸린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지금의 페라리는 그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에 있다. 바서는 “우리는 목표가 명확하고, 모든 인원이 그 목표를 믿고 있다. 챔피언십을 다시 차지하겠다는 것”이라며, 팀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힘을 모으는 ‘정렬(alignment)’ 상태가 현재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한 감정과 열정이 넘치는 페라리 문화 속에서 ‘프로세스와 차분함’을 더해 팀의 극단적 성향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환경은 관리하기 훨씬 쉽다. 열정이 없는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훨씬 나은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해밀턴, ‘레드’에서 맞이한 낯선 도전

    올해 페라리는 샤를 르클레르와 루이스 해밀턴이라는 초호화 라인업을 구축했다. 해밀턴 영입은 바서가 직접 주도한 결정이었으며, 그는 이 계약을 ‘팀의 장기 프로젝트의 일부’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20년 가까이 메르세데스 환경에서 뛰었던 해밀턴에게 페라리 이적은 문화, 조직, 기술, 차량 특성까지 모든 것이 새롭게 바뀌는 거대한 변환이었다. 바서는 “변화의 크기를 우리 모두가 과소평가했다. 루이스 본인도 마찬가지였다”고 인정한다.

    특히 2022년부터 도입된 ‘그라운드 이펙트’ 규정 하의 머신은 해밀턴의 주행 스타일과 맞지 않는 경향이 있었고, 그는 새로운 팀과 차량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난관을 동시에 마주했다.
    비록 헝가리 GP에서 “쓸모없는 드라이버”라는 자조 섞인 평가를 내놓았지만, 직전 4~5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회복세를 알리고 있다. 바서는 “진정한 기회는 내년, 규정 변경 이후다. 그때가 해밀턴이 다시 진가를 발휘할 시기”라고 전망했다.

     

    르클레르, 꾸준함과 리더십

    르클레르는 현재 개인 커리어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헝가리 GP에서의 완벽한 폴포지션, 5차례의 포디움 등 결과는 팀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높은 효율성을 입증한다. 시즌 초반 머신 성능의 불안정함 속에서도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스스로와 팀을 동시에 밀어붙이며 해밀턴과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바서는 “이런 시즌에서야말로 드라이버의 진정한 리더십과 팀에 대한 헌신이 드러난다. 르클레르는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전진했고, 그 점이 팀 전체의 사기를 끌어올렸다”고 평가한다.

     

    2026년, ‘빅뱅’의 해를 준비하며

    올해 전반기 14경기를 소화한 페라리는 개량된 리어 서스펜션과 세부 셋업 조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을 이어왔다. 단기 목표는 팀 순위 P2 유지, 장기 목표는 2026년 규정 변경과 함께 타이틀 경쟁 복귀다.
    2026년은 새 섀시 규정과 파워유닛 규정이 동시에 바뀌는, F1 역사에서 손꼽히는 변혁기다. 현재 페라리는 파워유닛 부문에서 이미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차세대에서도 ‘클래스 오브 더 필드’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바서는 “지금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체계, 인력, 목표가 모두 맞춰진 상태다. 필요한 것은 조금 더 많은 시간뿐”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가 말한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다면, 마라넬로의 붉은 군단이 다시 한 번 정상에 서는 장면을 보는 것은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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