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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과 인연의 흐름일상/글 2025. 11. 30. 11:56

나는 이 길을 좋아한다.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인천대교를 건널 때면, 창문 틈으로 밀려드는 짠 내 섞인 바람과 함게 묘한 설렘이 차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길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 끝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공항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나에게 공항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설렘 그 자체다. 익숙한 세상의 긑이자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 공존하는 경계, 그리고 이쪽 세계에서 시간을 건나 전혀 다른 공기의 저쪽 세계로 나아가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떠남과 돌아옴이 끊임없이 교차하는 이곳의 풍경을 보고 있으면, 문득 사람의 인연을 떠올리게 된다. 마치 멀리 돌고 돌아 결국 제자리로 오는 비행기처럼, 인연에도 고유의 시간과 흐름이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결국 만나게 될 인연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반드시 이어지게 된다는 그 '필연'을 나는 믿는다.
비록 오늘 나는 비행기에 오르지 않고 이 공간을 스쳐 지나갈 뿐이지만, 공항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느끼는 이 설렘만으로도 충분하다.
언젠가 나도 새로운 세계를 향해서 힘차게 출발할 순간이 올 것이다. 그리고 그때, 내가 결국 만나게 될 그 인연 또한 시차를 건너 나를 향해 오고 있음을 안다. 그 인연과 만나 우리는 새로운 하나의 세계로 나아갈 것이라 믿으며,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오래도록 눈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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